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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격자>로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나홍진 감독이 돌아왔습니다. 포스터에 그려진 두 사람의 상반된 표정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바다를 건너온 한 남자의 사투. 숨 막히는 추격.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는 한 남자의 드라마. 오늘은 영화 <황해>의 정보와 줄거리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정보

영화 <황해>는 2010년 12월에 개봉한 범죄, 누아르, 액션 영화입니다. <추격자(2008)>로 실력을 검증받은 나홍진 감독의 작품입니다. 추격자의 주인공이었던 하정우와 김윤석이 이번에도 쫓고 쫓기는 사이로 다시 호흡을 맞췄습니다. 226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으며 7점 대의 평점을 받았습니다. 32회 청룡영화상 조명상, 31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44회 시체스 영화제 최우수감독상, 48회 대종상 영화제 남우조연상, 의상상, 47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 5회 아시아 필름 어워드 남우주연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추격자>부터 관심을 가졌던 미국 20세기 폭스사에서 제작비의 20%를 미리 투자할 만큼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전에 판매가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중국과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고 극 중 구남이 추격당하는 장면이 많아 중국의 하얼빈, 연길, 한국의 부산, 인천, 문경, 울산, 순천, 영광, 동해, 서해, 남해까지 종횡무진했습니다. 왓챠, 웨이브에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김구남(하정우)은 중국 연변의 택시 운전사입니다. 빚을 져 형편이 어렵고 아내는 돈을 벌겠다며 한국으로 가 소식이 없는 상태. 답답한 현실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마작판을 드나들지만 나아지는 것이 없습니다. 어느 날 구남이 마작판에서 다투는 모습을 본  면정학(김윤석)은 한국에 가서 사람 하나를 죽이고 증거로 엄지 손가락을 가지고 오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합니다. 망설이는 것도 잠시, 돈을 받아 빚을 갚고 무엇보다 한국에 가 소식이 없는 아내를 찾고 싶은 마음에 구남은 밀항선에 몸을 싣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 도착해 아내를 찾아 여기저기 다녀 보지만 소득이 없습니다. 더불어 살인 대상자인 김승현(곽도원)의 집 근처를 며칠간 배회하며 살인 계획을 짭니다. 경험도 없고 강단도 없는 그는 어설픈 계획만 짜다가 하루하루 시간만 보내게 됩니다. 연변으로 돌아갈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진 그는 결단을 내리고 김승현의 집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나서기도 전에 다른 청부살인업자들이 김승현을 살해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뒤늦게 올라가 김승현의 엄지 손가락을 절단하다가 김승현의 아내와 마주치고 급하게 도주합니다. 하지만 연변으로 돌아가는 배편의 주소는 엉뚱한 곳이었고 돌아갈 길이 없어진 구남은 막막해집니다. 김승현 피살 사건이 방송에 보도되고 김승현을 조용히 죽이려 했던 김태원(조성하)은 이리저리 수소문해 구남의 존재와 그를 보낸 이가 면정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김태원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부하들에게 연변으로 가 면정학을 제거하라 지시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최성남(이철민)을 제외한 모두가 면정학에게 살해당하고 자신을 죽이려는 이유를 듣게 된 면정학은 자신의 부하들을 이끌고 한국으로 와 김태원을 만납니다. 자신이 김구남을 죽여줄 테니 대가로 돈을 달라는 말에 김태원은 내키지 않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일단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구남은 살인 용의자로 쫓기는 신세가 된 데다 살인 의뢰자인 면정학까지 그를 죽이려 합니다. 과연 구남은 아내를 찾아 연변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상평

역시 모든 장면이 리얼합니다. 액션 장면도 그러하지만 하정우의 먹는 장면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인간의 가장 큰 본능은 식욕이라는 말처럼 살인을 앞두고, 살인을 해야 할 장소 앞에서 구남은 배고픔을 참기 힘들었습니다. 편의점에서 옆 사람이 먹는 모습을 흘깃 보고 같은 음식을 사서 참 맛있게 먹는 모습이 상황에 맞지 않게 귀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저런 평범한 사람이 살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김윤석은 어느 영화에서든 자체적인 포스를 내뿜는 것 같습니다. 짧은 등장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타짜>의 아귀, <도둑들>의 마카오 박,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의 석태, <해무>의 선장 등 홀로 강한 인상을 풍기는 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극 중 개를 판매하는 시장에서 구남과 면정학이 처음 만나게 되는데 그곳에 앉아있는 면정학의 포스는 매우 강렬합니다. 김태원과 만났을 때도 '더 이상 말하지 말라'는 듯 무기로 김태원의 얼굴을 망설임 없이 쳐서 한 순간에 분위기를 장악해 버리는 장면은 면정학의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족발로 싸우는 장면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달러 판매상으로 등장하는 황석정은 현지 조선족인 줄 알았다는 사람들이 꽤 많았습니다. 구남은 안타깝고 처절하다가 허무한 결말을 맞이하는데 인간의 삶이 이런 것인가 하는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합니다. 구남의 아내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나홍진 감독의 말에 따르면 아내는 살아있었고 연변으로 돌아간 것은 사실이라고 하니 구남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실력을 인정받은 사실주의의 대가 나홍진 감독의 2번째 작품. 이것만으로도 영화를 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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