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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충격적인 영화. 이 영화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이후 범죄 실화를 다룬 영화 중 가장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장면들의 연속. 오늘은 영화 <추격자>의 정보와 줄거리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정보

영화 <추격자>는 2008년 2월에 개봉한 범죄, 스릴러 장르 영화입니다. 504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고 9점 대의 매우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황해(2021)> <곡성(2016)> <랑종(2021)> 등으로 알려진 나홍진 감독의 데뷔작입니다. 김윤석, 하정우, 서영희, 김유정, 박효주 등이 출연합니다.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유영철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입니다. 잘 짜인 각본과 신선한 연출, 배우들의 연기가 더해져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44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 영화 부문 신인감독상, 45회 대종상 영화제 장편 부문 작품상, 장편 부문 여우주연상, 아시아 영화상, 16회 춘사영화상 신인감독상, 각본상, 기술상, 남우주연상, 29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7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신인감독상, 조명상, 편집상, 각본각색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2009년 칸 영화제 비경쟁 심야 상영 부문에 초청되었고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팔기도 했습니다. 넷플릭스,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엄중호(김윤석)는 전직 형사 출신으로 출장안마소를 운영하며 살아갑니다. 언제부터인지 매춘부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그들이 빌린 돈을 갚지 않고 도망친 것이라 생각하며 찾아다닙니다. 그러다 사라진 매춘부들이 동일한 핸드폰 번호로 연락을 받은 후 사라졌다는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마침 그 번호 주인의 호출을 받고 그와 함께 있던 김미진(서영희)에게 연락해 그의 주소를 알아낸 후 자신에게 알려달라 합니다. 번호 주인은 지영민(하정우). 미진은 지영민의 집 화장실로 들어가 문자를 보내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그의 집에 감금당합니다. 지영민이 흉기로 김미진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누군가 찾아옵니다. 원래 집주인을 찾아온 부부. 지영민은 대충 둘러대며 그들을 돌려보내려 했지만 부부가 마당에 있던 개를 알아보자 의심받을 것을 염려해 그들을 집안으로 유인해 살해합니다. 부부가 타고 온 차를 옮기려고 몰고 가던 중 엄중호의 차와 부딪혀 사고가 나고, 엄중호가 보험처리를 위해 연락처를 요구하자 지영민은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고자 그냥 가라고만 합니다. 엄중호는 뭔가 부자연스러운 지영민의 태도와 그의 옷에 묻은 핏자국을 보고 직감적으로 자신이 찾던 범인이라는 것을 알아챕니다. 지영민과 엄중호의 급박한 추격전이 벌어지고 결국 엄중호는 지영민을 잡지만 주민들의 신고로 파출소 경찰들이 출동해 뜻하지 않게 파출소로 가게 됩니다. 처음에는 뭔가 어리숙해 보이던 지영민이 갑자기 사람을 죽였다는 자백을 하고 파출소 경찰들이 깜짝 놀라 그에게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엄중호는 형사 시절 동료였던 이길우 형사(정인기)에게 도움을 요청해 지영민을 경찰서로 보내고 김미진을 찾기 위해 다시 움직입니다. 집에 홀로 남아있던 김미진의 딸(김유정)을 차에 태우고 지영민의 주소지인 안양으로 찾아가 그의 누나 가족을 만나 심상치 않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예전에 지영민과 같이 살았는데 아들을 맡기고 외출한 사이 지영민이 아들의 머리에 큰 상처를 냈고 그로 인해 뇌병변 장애를 얻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영민이 매춘부들을 팔아넘긴 게 아니라 죽였다는 확신이 들자 엄중호는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합니다.

 

감상평

영화를 보고 나왔을 때 정말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에 감탄했고 집에 가는 길이 무서운 현실 공포를 느꼈습니다. 쓸데없는 장면 하나 없이 영화 전체가 알맹이로만 꽉 채워진 느낌이었습니다. 미진이 지영민의 집에 갔다가 결국 나오지 못했다는 설명을 미진의 차가 비를 맞고 그대로 서 있는 것으로 표현한 장면부터 인상적이었는데 은유적인 영상을 만드는 나홍진 감독의 저력을 볼 수 있는 시작점이었습니다. 기존 영화나 드라마에서 표현된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뭔가 어눌해 보이지만 순간 싸늘함을 드러내는 새로운 스타일의 지영민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독창적인 연기를 선보인 하정우는 <추격자> 이후 전성기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연쇄살인마 지영민을 앞에 두고도 전혀 주저함이 없는 마초 김윤석은 영화 내내 단연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지영민을 잡고도 서로의 이익 때문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대한민국 경찰의 모습과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의 현실이 씁쓸합니다. 개미 슈퍼 장면은 아주 유명한데 겨우 살아 도망쳐 나온 김미진을 어이없이 죽게 만든 슈퍼 주인은 오랫동안 관객들의 미움을 샀습니다. <추격자>를 통해 나홍진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게 됐습니다. 웰메이드 범죄 스릴러 물의 진수를 경험하고 싶은 분들에게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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