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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심장을 노린 카타르시스! 활 쏘는 남자가 이렇게 멋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오늘은 1636년 발발한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최종병기 활]의 정보 및 줄거리, 등장인물을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정보 및 줄거리
영화 [최종병기 활]은 2011년에 개봉한 122분의 영화입니다. 비극적이고 치욕적인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한 액션, 전쟁 장르이며 [극락도 살인사건(2007)] [핸드폰(2009)] [명량(2014)] [사냥(2016)] [봉오동 전투(2019)] [한산: 용의 출현(2022)] 등으로 알려진 김한민 감독의 작품입니다. 남이의 아버지는 역적으로 몰려 억울하게 죽고 남이(박해일)는 여동생 자인(문채원)과 아버지의 친구 김무선(이경영)의 집으로 피신해 성장합니다. 몇 년 후 성인이 된 자인은 김무선의 아들인 서군(김무열)과 혼인하게 되고 남이는 자인의 행복을 빌며 홀로 떠나려 합니다. 병자호란으로 혼례식장에 청나라 군사들이 쳐들어와 사람들을 죽이고 자인과 서군을 비롯한 일부는 청나라로 끌려갑니다. 그 와중에 자인은 청나라 왕자 도르곤(박기웅)에게 끌려가고 남이는 도르곤을 죽이고 자인을 구합니다. 불에 타 처참하게 죽은 도르곤을 발견한 청나라 장수 쥬신타(류승룡)는 분노하며 남이의 뒤를 쫓기 시작합니다. 쫓고 쫓기는 동안 만만치 않은 서로의 존재감을 확인한 남이와 쥬신타. 각자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달려가는 그들의 여정은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등장인물
영화에서 남이는 연약한 아기살로 상대를 제압하고 쥬신타는 묵직한 중량시를 사용합니다. 남이가 빠른 재규어 같다면 쥬신타는 사자 같은 느낌입니다. 비록 적으로 만났고 성향도 달라 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하나의 목적을 위해 달려간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남이는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여동생을 지키고 쥬신타는 부하들을 지킨다는 점입니다. 충분히 납득할만한 분명한 목적이기 때문에 그들의 추적에 더 긴장감이 느껴지고 몰입이 되었을 것입니다. 서군은 자인에 대한 순수한 애정을 가진 인물입니다. 무예를 못하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남이의 존재감 때문인지 도리어 자인이 그를 지켜줘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인이 역적 집안의 자식이라는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결같은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 응원하고 싶은 인물입니다. 자인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당당히 서군과 혼인하고 청나라 왕자 도르곤에게도 맞서는 인물입니다. 남성 캐릭터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노력하는 여성 캐릭터라 반가웠습니다.
감상평
활이라는 생소한 소재로 122분 내내 관객을 집중시키는 멋진 영화입니다. 활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지는 소리, 화살이 명중해 박히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활이 현대의 그 어떤 무기보다 빠르고 강하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영화의 추적 장면 모두 멋있었지만 절벽에서 먼저 건너편으로 건너간 남이와 그런 남이를 쫓기 위해 시간차를 두고 절벽을 뛰어넘는 쥬신타 일행(니루)의 모습이 긴박감을 더합니다. 화살이 마치 변화구처럼 날아가는 곡사는 개인적으로 손에 꼽는 명장면이며 다시 봐도 감탄이 나옵니다. 특히 박해일의 활 쏘는 자세가 예쁜 것 같습니다. 역적의 자식이 되어 아무것도 꿈꿀 수 없었던 남이는 왠지 병자호란 당시 힘없던 조선의 처지를 비춘 것 같았는데 그래서인지 남이가 청나라 장수들을 상대로 활시위를 당기며 적들을 하나하나 제압하는 장면들이 더 통쾌하게 느껴졌습니다. 극 중 쥬신타가 사용하는 만주어가 인상적이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언어이며 중국에서도 10명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 영화로 인해 만주어 수강생이 몰렸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영화의 힘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다만 호랑이가 등장하는 장면은 CG가 어색하기도 했지만 상황 자체가 비현실적이라서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감독이 [아포칼립토]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했는데 단순히 모티브를 얻은 게 아니라 표절 수준이라는 이야기들이 많아 논란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 박수를 쳐주고 싶은 것은 나약한 옛날 무기로만 생각했던 활을 강하고 멋지게 그려낸 첫 한국영화로 기억될 것 같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