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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소재에 끌려 보았다가 찝찝하게 끝나는 영화. 이 한 줄로 안타까운 결론을 내려봅니다. 북에서 온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와 그를 둘러싼 국가정보원, 형사, 북한 요원의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설정과 이종석의 연기 변신으로 화제가 된 영화. 오늘은 영화 <브이아이피>의 줄거리와 정보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줄거리

북한 신의주에서 한 소녀가 납치당해 살해당하고 소녀의 가족까지 끔찍하게 살해당합니다. 사건 수사를 맡은 인민보안성 요원 리대범(박희순)은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상부의 지시로 지방으로 쫓겨납니다. 3년 후 대한민국에서 와이어로 목을 졸라 살해하는 방식의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서울 개봉경찰서 채이도 형사(김명민)가 DNA 검출로 드러난 범인 김광일(이종석)을 검거하려 합니다. 국가정보원에서 관리하고 있던 김광일이 연쇄살인범이란 사실에 담당자들은 비상이 걸립니다. 김광일의 아버지는 북한 고위 간부로서 장성택의 비밀 계좌를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정보를 얻기 전까지는 함부로 그를 건드릴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국가정보원 요원 박재혁(장동건)이 김광일을 체포하려는 찰나 채이도가 체포영장을 가져와 김광일을 데려갑니다. 국가정보원은 김광일의 패거리 중 한 명을 진범으로 조작해 언론에 발표하기로 합니다. 채이도의 집으로 찾아온 리대범은 자신이 김광일을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제공할 테니 대신 그를 자신에게 넘기라고 합니다. 호텔에 갇혀있던 김광일이 여자 직원을 공격하고 예전에도 국가정보원 직원을 해쳤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자 분노한 박재혁은 김광일을 폭행합니다. CIA 요원 폴(피터 스토메어)이 국가정보원의 무능을 탓하며 김광일을 데려가려 하는데 채이도가 나타나 김광일의 범행장면이 담긴 영상을 보여주며 김광일의 치부를 밝히고 늘 여유만만하던 김광일은 흥분하며 달려듭니다. 김광일을 체포해 경찰서로 향하지만 수사본부는 폐쇄되었고 상부는 사건을 덮으라고 지시합니다. 검찰 쪽도 협조하지 않는 상태. 박재혁과 폴 일행이 뒤따라와 합세하고 채이도는 어쩔 수 없이 CIA에 김광일을 넘깁니다. 의기양양하게 수갑을 푼 김광일이 갑자기 CIA 요원의 총을 빼앗아 채이도를 쏴버리고 분노한 박재혁은 황급히 그를 데리고 떠나버리는 CIA 측 차를 추격합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리대범이 그 차를 들이받고 김광일을 끌고 사라집니다. 과연 김광일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보

영화 <브이아이피(V.I.P)>는 2017년 8월에 개봉한 범죄, 액션 장르 영화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기에 가능한 소재, 북에서 온 기획 귀순자를 소재로 하였고 화려한 캐스팅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습니다. 137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보았고 6점 대의 평점을 받았습니다. <혈투(2011)> <신세계(2013)> <대호(2015)> <마녀(2018)> <낙원의 밤(2019)> 등으로 알려진 박훈정 감독의 작품입니다.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주진모, 오대환, 손종학, 조우진, 유재명 등이 출연하였습니다. 수지 김 간첩 조작사건을 모티브로 하였고 미국, 영국, 대만, 일본에서도 개봉했습니다. 13회 미국 판타스틱 페스트 장편 스릴러 부문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감상평

영화가 끝난 후에도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고등학생 김광일의 머릿속 상상을 그려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국가정보원 요원 역할의 장동건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매치가 잘 안 되었습니다. 모두 김광일에게 꼼짝 못 하는데 그나마 채이도 형사가 그를 거침없이 다루어서 속은 시원했습니다. 채이도의 흡연 장면이 과한데 흐름상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겉멋처럼 느껴졌습니다. 감정 표현을 화내고 욕하는 것과 흡연으로 대체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CIA 폴은 내내 껌을 씹으면서 대화하는데 그것이 폴이란 인물의 어떤 성향을 보여주지도 않았고 그저 독특해 보이려는 하나의 장치로 소비한 것 같아 어색하고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스테이크 맛있다고 하는 대사마저도 작위적으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박재혁과 폴의 장면은 마치 연기 연습하는 듯 어색했습니다. 국가정보원 요원이 화가 나 사직하고 직접 범인을 찾아가 죽이는 결말은 영화적 표현으로 이해해보려 하지만 100% 납득이 되지는 않습니다. 배우들이 각자 따로 노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각본의 문제인지 연출의 문제인지 연기력의 문제인지 알 수 없습니다. 영화란 직접적으로 모든 장면을 설명하는 순간 흥미가 떨어지고 긴장감이 줄어듭니다. 잔인한 장면 자체가 문제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불쾌함이 남고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이종석의 연기만으로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를 표현하기 부족해 잔인한 장면으로 보완해 준 느낌입니다. 극 중 리대범 역할이 가장 괜찮았는데 분량이 적어 아쉬웠습니다. 좋은 재료들을 잘 못 섞어 재료 고유의 맛을 잃어버린 안타까운 레시피. 새로운 재료들에 적절한 조미료를 가미한 박훈정 감독의 다음 레시피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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