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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검사든 경찰이든 믿을 사람이 없습니다. 검사가 각본을 쓰고 경찰이 연출하는 범인 만들기 프로젝트! 한국 사회의 부조리함을 리얼하게 보여준 영화. 오늘은 영화 <부당거래>의 정보와 줄거리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정보
영화 <부당거래>는 2010년 10월에 개봉한 범죄 영화입니다. <주먹이 운다(2005)>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류승완 감독의 작품이며 대한민국 검사와 경찰의 유착 관계를 현실감 있게 보여주어 관객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2008년 일산 초등학생 실종 사건을 모티브로 해 각색했다고 합니다. 황정민, 류승범, 유해진, 천호진, 마동석, 우정국, 조영진, 정만식, 이성민 등이 출연하고 <왕의 남자>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이 카메오로 출연해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272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보았으며 8점 대의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권선징악의 형태가 아닌 모두가 나쁜 입체적인 캐릭터라는 점이 독특하고 신선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32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20회 부일영화제 남우주연상, 15회 판타지아 영화제 각본상, 남우주연상, 13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 올해의 감독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웨이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은 좀처럼 잡히지 않습니다. 여론이 안 좋아지자 대통령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범인 검거를 독려하고 그나마 잡은 유력 용의자가 사망하자 궁지에 몰린 경찰은 가짜 범인을 만들어 사건을 마무리하기로 합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최철기 반장(황정민)은 상부로부터 승진을 보상받기로 하고 해동건설 장석구(유해진)에게 범인 할만한 사람을 데려오라 지시합니다. 장석구는 절도 및 아동 성범죄 전과가 있는 이동석(우정국)을 협박하고 회유해 강제 자백하게 만듭니다. 한편 검사 주양(류승범)은 자신의 뒤를 봐주던 태경그룹 김양수 회장(조영진)의 부탁으로 최철기 반장을 조사하다가 이동석이 가짜 범인이며 장석구와 최철기 반장이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주양이 자신을 조사한다는 것을 알게 된 최철기 반장은 주양과 김양수 회장이 함께 찍힌 사진을 보내 맞대응합니다. 주양은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를 통해 최철기 반장과 장석구 사이의 커넥션을 암시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최철기 반장과 만남을 갖지만 서로 자존심 싸움만 하다 별 소득 없이 헤어집니다. 진실이 밝혀질까 걱정된 최철기 반장은 장석구에게 이동석을 죽이라 지시하고 장석구는 킬러를 고용해 유치장 안에서 이동석을 살해한 후 자살한 것으로 꾸밉니다. 화가 난 주양이 서울지방경찰청을 압수수색하고 검찰은 최철기 반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미용실까지 들이닥칩니다. 돈도 없고 인맥도 없는 최철기 반장은 결국 주양을 찾아가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빕니다. 주양은 자신도 손해 볼 것 없는 상황에 못 이기는 척 사과를 받고 사건은 짜놓은 각본대로 계속 진행시키기로 합니다. 주양과의 일은 일단 해결되었지만 장석구가 자신을 협박하고 이용하려 하자 그를 제거하기로 마음먹은 최철기 반장. 장석구의 부하를 매수해 장석구를 죽이고 부하마저 죽여 뒤탈을 없애려는 찰나 평소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뒤를 밟은 마대호 형사(마동석)까지 실수로 죽이고 맙니다. 과연 최철기 반장은 이 상황을 어떻게 모면할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상평
언론이며 방송에서 떠들썩했던 스폰서 검사 이야기, 뇌물 받는 경찰들의 이야기가 촘촘하게 이어져 119분 동안 몰입해 보았습니다. 영화 속 검찰과 경찰의 이야기가 생동감 있는데 오랜 기간 검찰을 취재한 기자에게서 조언을 받기도 했다고 합니다. 유명한 대사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살면서 누구나 경험하고 공감하는 점이라 시간이 흘러도 기억될 명대사라고 생각합니다. 장석구의 말을 믿고 심신 미약 이야기를 하는 이동석에게 '답답한 소리 좀 하지 말라'며 타박하는 국선변호사(황병국)의 짜증 섞인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30만 원 받고 하루종일 여기 붙잡혀 있다'며 툴툴대는 모습은 뒤에서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인물들 가운데 삶의 고충을 토로하는 직장인 같아 서민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최철기 반장이 가짜 범인까지 내세워 그렇게 마무리 짓고 싶어 했던 연쇄살인사건의 진실은 반전이었습니다. 진짜 범인의 정체가 놀랍고도 허무했습니다. 관객들은 공감하고 평론가들에게도 호평받은 영화이지만 대한민국 검사들과 경찰들에게 최악의 영화라고 합니다. 검사들은 검찰 조직의 비리를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 불편했을 것이고 경찰들 역시 같은 이유도 있겠지만 특히 경찰이 검사 앞에서 옷을 벗고 무릎까지 꿇는 장면이 불쾌했을 듯합니다. 누군가에겐 불편하지만 알아야 할 진실을 영화로 만든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