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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동영상을 본 순간 '이 영화를 보고 싶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부산 바다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보트. 멋진 선글라스를 쓰고 보트를 조종하는 이성민이 마치 "이 영화 자신 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늘은 영화 [보안관]의 정보 및 흥행 성적, 줄거리, 관람 포인트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정보 및 흥행 성적
영화 [보안관]은 2017년 5월에 개봉한 범죄, 코미디 장르 영화입니다. [군도: 민란의 시대(2014)]의 조감독이었던 김형주 감독의 작품이며 총 258만 명의 관객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성민, 조진웅, 김성균, 김종수, 조우진, 임현성, 배정남, 김혜은 등 연기 잘하는 주연들과 개성 있는 조연들의 활약으로 115분간 웃음을 선사합니다.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티빙, 웨이브, 왓챠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개봉 초반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기자나 평론가들은 5점 대의 낮은 평점을 주었지만 관람객들은 8점 대의 높은 평점을 주었습니다.
줄거리
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는 열정 가득한 형사 대호(이성민). 사건 현장에서 범인을 발견하고 뛰어들었지만 범인은 놓치고 아끼던 후배는 크게 다칩니다. 현장에서 두 손이 밧줄에 묶인 채 욕조에 처박혀 있던 종진(조진웅)을 데려와 조사하는데 전과 기록이 없고 단순히 마약 밀수에 동조한 혐의만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받습니다. 종진은 교도소 수감 전 어머니에게 전해달라며 편지를 부탁하고 대호는 그 안에 돈까지 넣어 편지를 부쳐줍니다. 하지만 무리한 수사와 동료의 큰 부상까지 겹쳐 대호는 형사를 그만두고 고향인 부산 기장군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대호는 마을을 위해 종횡무진하는 '보안관'으로 활약합니다. 비치타운을 건설한다는 소식에 평화롭던 동네가 어수선해지자 대호는 든든한 지원군 '기장학리청년회'와 개발 반대 의사를 전달하러 갔다가 낯익은 얼굴을 만나게 됩니다. 5년 전 경찰서에서 도움을 줬던 종진이 개발회사 대표였습니다. 종진은 재력과 뛰어난 언변으로 주민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고 대호는 성공한 사업가로 돌아온 종진의 모습에 뿌듯해합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종진이 나타난 시점에 인근 해운대에 마약 거래가 활발해지기 시작하면서 대호는 의심을 품고 종진을 집요하게 수사하기 시작합니다.
관람 포인트
이 영화의 볼거리는 역시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출연진 대부분이 경상도 출신이라 흉내가 아닌 진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해 인물을 더욱 실감 나게 표현합니다. 눈앞의 작은 이익 앞에서 태도가 달라지는 인물들의 모습이 귀엽고 코믹합니다. 처음에는 종진을 경계하고 마음에 들어 하지 않다가 자신들에게 경제적 이익을 약속하자 호의적으로 바뀌는데 여전히 종진을 의심하는 대호 때문에 종진이 개발사업을 포기하겠다고 하자 대호를 향해 한 마디씩 불만을 터뜨리는 그들의 말과 표정에 웃음이 터집니다. 세련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행동으로 아이러니한 웃음을 유발하는 배정남과 억울한 표정으로 불평하는 연기에 매우 잘 어울리는 조우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앞에서는 친절하고 겸손한 사람처럼 행동하다가 대호에게 본색을 드러내는 종진. 선인지 악인지 관객을 헷갈리게 만드는 조진웅의 연기는 궁금증과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대호와 종진의 1대 1 대결도 볼만합니다. 후반부 1대 1 대결에서 종진의 치명적인 약점이 드러나는데 종진의 별명이 왜 '뽀빠이'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감상평
연기 잘하는 배우들과 개성 있는 '기장학리청년회' 멤버들이 뭉쳐 한 순간도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이끌어갑니다. 작은 이익에 이리저리 휩쓸리는 소시민의 모습이 그대로 묻어있지만 결코 밉지 않은 그들의 모습은 내 친구, 동네 사람 같습니다. 몇 번을 봐도 같은 장면에서 웃음이 터질 정도로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일부 평론가들은 '허풍 섞인 재미', '남성성만 강조한 영화'라는 식으로 좋지 않은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오우삼 감독의 [영웅본색]을 오마주한 장면이나 결말 부분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것을 보면 역시 사람들의 시각은 다 다른 것 같습니다. 김형주 감독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가 바로 [영웅본색]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바리코트에 쌍권총을 들고 적들을 해치우는 [영웅본색]의 주인공은 아니지만 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아저씨가 주인공이라 더 정이 가고 응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부산의 진한 사투리와 배우들의 멋진 연기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