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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줄 알았던 그때. 멋진 어른이 되고 싶었던 그때. 학창 시절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입니다. 오늘은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영화 [바람]의 정보와 줄거리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정보
영화 [바람]은 2009년 11월에 개봉한 드라마, 액션, 가족 장르의 영화입니다. 배우 정우의 학창 시절 자전적 이야기를 담았으며 1990년대 경상도 지역 고등학교 시절을 매우 사실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9점 대의 높은 평점을 기록했고 연기와 연출에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극장 관객 수는 10만 명이지만 다른 매체를 통해 영화를 본 사람들이 훨씬 많아 천만 영화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박효신의 <야생화>,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음악감독으로 유명한 정재일이 음악감독을 맡았습니다. 청소년이 꼭 봐야 할 영화인데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라 아이러니하다는 평을 받는 작품입니다. 화려한 액션으로 화제가 되었던 [스페어(2008)]의 이성한 감독의 작품이며 정우, 손호준, 이유준, 지승현, 권재현, 양기원, 조영진, 황정음 등이 출연했습니다. 이 영화로 이성한 감독은 47회 대종상 영화제 감독상, 정우는 신인 남자배우상을 수상했습니다.
줄거리
싸움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는 형과 모범생 누나를 둔 집안의 골칫덩이 정국(정우)은 악명 높은 광춘상업고등학교에 입학합니다. 학교의 불량 서클 몬스터를 선망해 가입하고 싶었지만 무서운 형 때문에 쉽게 행동하지 못합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사고를 치며 학교생활을 하던 정국은 형이 입대한 틈을 타 몬스터에 가입해 소원을 이룹니다. 몬스터 3학년 선배가 멋진 승용차를 타고 후배들에게 깍듯이 인사받는 것을 보고 동경하며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2학년이 되어 후배도 생기고 나름 행세하며 지내기도 하지만 선배들에게 혼나고 생각만큼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서운함을 느끼기도 하며 파란만장한 한 해를 보냅니다. 최고 학년인 3학년이 되자 불량 서클 생활에 매너리즘을 느끼고 이게 맞는 건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아버지에게 담배 피우는 것을 들킨 정국. 말다툼을 하다 갑자기 아버지가 간경화로 쓰러지게 됩니다. 그 일을 계기로 정국은 정신을 차리고 성실하게 생활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업고 계단을 오르고 목욕탕도 함께 다니면서 정성껏 보살핍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사주신 치킨을 가지고 아버지 등에 업혀 귀가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기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친구들이 장례식장을 찾아 정국을 위로하고 함께 합니다. 멍하니 한쪽 구석에 앉아있던 정국의 앞으로 다가오는 누군가. 자신의 어린 시절 건강한 모습을 한 아버지가 다정한 얼굴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정국은 오열하며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잠시 후 아버지의 모습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휴가를 나온 형으로 바뀝니다. 그 후 정국은 철없는 학교 생활로 아버지를 걱정시킨 것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열심히 공부해 대학교에 진학합니다.
감상평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어른 흉내를 내며 상하관계를 유지하고 그것이 멋이라 생각하는 그 나이 또래 특유의 모습들을 잘 표현했습니다. 그것이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고 주변을 돌아보며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순간순간 황당한 상황과 코믹한 대사들로 표현됩니다. [바람]을 통해 정우라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역대 부산 사투리를 쓴 영화들은 많았지만 가장 똑같이 재현한 영화는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경상도 출신 배우들이라 더 실감이 났는데 손호준은 전라남도 광주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경상도 사람처럼 사투리를 잘 써서 놀랐습니다. 영화 속 몬스터 3인방(지승현, 이유준, 양기원)이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카메오로 등장했을 때 영화도 생각나고 반가웠습니다. 관객 대부분이 1순위로 꼽는 명장면은 장례식장에서 정국이 건강한 모습의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일 것입니다. 장례식장 한쪽 구석에서 깜박 잠든 정국이 꿈속에서 아버지를 만나 우는 모습에 같이 울었습니다. 정우는 최근 [뜨거운 피(2022)]라는 영화에서 부산 건달 희수로 등장하는데 정국이 정신을 못 차리고 살았다면 아마 희수처럼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니 일찍 정신 차려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이지만 잔인하다거나 충격적인 묘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대화나 허세로 해결하기 때문에 오히려 청소년들이 더 보았으면 하는 영화입니다. 학교 폭력 문제가 심각해지는 요즘 누구보다 학생들이 이 영화를 보고 그런 행동들이 얼마나 잘못되고 의미 없는 것인지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