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인생의 극적인 순간은 어처구니없는 실수에서 발생하기도 합니다.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의 인생 제2막. 여러 작품에서 개성 있는 조연으로 대체불가한 매력을 선보인 유해진. 그가 드디어 원톱 주연으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영화 <럭키>의 정보와 줄거리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정보
영화 <럭키>는 2016년 10월에 개봉한 코미디 장르 영화입니다. 개봉 4일 만에 관객 수 200만 명이 넘어 '역대 코미디 장르 영화 최단기간 200만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697만 명 관객이 영화를 관람했고 8점 대의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러닝 타임은 112분입니다. 2012년 개봉한 일본 코미디 영화 우치다 켄지의 <열쇠 도둑의 방법>이 원작입니다. <올드보이(2003)>의 조감독이었고 <야수와 미녀(2005)> <힘을 내요, 미스터 리(2019)>를 제작한 이계벽 감독 작품입니다. 유해진의 첫 주연작이며 이준, 조윤희, 임지연, 조한철, 고준 등이 출연합니다. 12회 대한민국 대학 영화제 남우주연상, 15회 피렌체 한국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줄거리
살인청부업자 최형욱(유해진)은 작업 완료 후 몸을 씻기 위해 목욕탕으로 갑니다. 유명한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단역 배우 재성(이준)은 삶을 비관해 자살을 결심하고 죽을 때 죽더라도 깨끗하게 씻고 죽자는 생각에 목욕탕으로 향합니다. 형욱은 목욕탕 비누를 밟고 넘어져 기절하고 재성은 자신의 옷장 키와 바꿔치기하여 형욱의 고급 양복을 입고 명품 시계를 찬 후 지폐가 두둑한 지갑을 획득합니다. 형욱이 입원한 병원을 찾아갔다가 그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재성. 형욱의 집으로 간 재성은 크고 고급스러운 집을 보고 형욱의 행세를 하며 눌러살기로 합니다. 한편 형욱은 퇴원 후 재성의 집으로 향하고 별로 가진 것이 없다는 것과 자살을 시도했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함께 갔던 구조대원 리나(조윤희)는 그를 걱정해 자신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분식집에서 일하게 합니다. 형욱은 킬러 시절 칼솜씨를 발휘해 재료들을 예쁘게 만들어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그 덕분에 분식집 장사도 매우 잘됩니다. 어느 날 달력을 보다 특정 날짜에 특정 지역으로 가라는 글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정해진 대로 가보니 그곳은 촬영장이며 자신이 단역 배우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얼떨결에 연기를 하고 일당을 받은 형욱. 자신의 아버지인 줄 알고 재성 아버지를 찾아가 아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을 알고 감동해 배우로 성공할 것을 다짐합니다. 한편 형욱의 집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던 재성은 CCTV 속 은주(임지연)라는 여자를 알게 되고 그녀가 형욱이 살해 의뢰를 받은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은주에게 호감이 있었던 재성은 그녀와 가까워지려 노력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은주를 언제 처리할 거냐며 걸려온 전화에 재성은 형욱이 경찰이 아니라 킬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재성은 형욱의 돈을 가지고 그들을 피해 은주와 함께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과연 형욱은 배우로 성공할 수 있을지, 재성은 은주와 도망갈 수 있을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상평
연기를 잘하는데도 늘 조연이나 단역으로만 모습을 보인 유해진이 주연을 맡아 반가웠습니다.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고 과감한 캐스팅을 한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배우가 된 형욱이 처음에는 연기를 어색해하다가 점점 그 역에 뻔뻔할 정도로 몰입하는데 그 모습이 웃음을 유발합니다. 형욱은 칼 다루는 솜씨가 뛰어난데 살인청부업자일 때는 사람을 해치는 역할을 하고 분식집에서 일할 때는 재료들을 예쁘게 조각해 손님들에게 기쁨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에서는 코미디적 요소로 활용했지만 같은 재주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특히 조연들의 연기가 재미있습니다. 형욱에게 연기를 가르치는 자칭 명배우 일성(조한철)의 어리숙한 모습이 귀엽습니다. 조한철은 최근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아버지에게 인정받으려 노력하는 순양그룹 둘째 아들로 나와 기억에 남는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형욱의 상대 여배우로 나온 전혜빈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녀의 본격적인 연기는 KBS 드라마 스페셜을 통해 처음 보았는데 생각보다 연기를 잘해 놀랐습니다. 거만한 톱스타 최민석 역을 맡은 이동휘는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발휘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하는데 엑스트라 형욱이 감독에게 칭찬을 받고 자신의 주연 자리마저 빼앗길 위기에 놓이자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불안해하는 표정이 귀엽고 재미있습니다. 애석하게도 주연급인 재성과 은주의 러브라인은 별로 재미가 없었습니다. 원작에서는 러브라인이 없다고 합니다. 개연성이 아쉽다는 평이 있지만 복잡한 생각 없이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