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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가 마치 시상식인 듯 화려합니다. 이 개성 강한 배우들을 어떻게 조합했을지 궁금합니다. 하이스트 무비(=케이퍼 무비)의 정석 최동훈 감독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영화 [도둑들]의 정보와 줄거리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정보

영화 [도둑들]은 2012년 7월에 개봉한 범죄, 액션 영화입니다. [범죄의 재구성(2004)]에서 이미 그 진가를 보여준 최동훈 감독의 작품입니다.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오달수, 김수현, 홍콩배우 임달화, 증국상, 말레이시아 배우 이신제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7점 대의 평점을 받았고 1,298만 명의 관객 수로 국내 상영 영화 역대 10위를 기록했습니다. 33회 청룡영화상 기술상, 인기스타상,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32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촬영상, 49회 대종상 영화제 여우조연상, 32회 하와이 국제 영화제 비전 인 필름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개봉하기도 전에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만에 먼저 판매되어 해외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줄거리

뽀빠이(이정재), 예니콜(전지현), 씹던 껌(김해숙), 잠파노(김수현)는 한 팀을 이뤄 작업하는 도둑들입니다. 그들은 미술관 관장 이하철(신하균)의 미술관에서 문화재를 탈취하는 데 성공하고 뽀빠이의 차량 정비소에 모여 자축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경찰이 들이닥쳐 뽀빠이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는 비밀 장소에 몸을 숨기고 뽀빠이의 기지로 들킬 뻔한 위기를 모면합니다. 출소한 팹시(김혜수)까지 모여 그들은 새로운 한 팀을 이룹니다. 마카오 박(김윤석)이 한국과 홍콩의 도둑들을 모아 300억 원에 달하는 최고급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마카오에서 훔쳐 웨이홍(기국서)에게 비싸게 팔자는 제안을 하고 그들은 홍콩팀 첸(임달화), 조니(증국상), 앤드류(오달수), 줄리(이신제)와 홍콩에서 만나게 됩니다. 예전 한 팀이었던 마카오 박, 팹시, 뽀빠이.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마카오 박과 팹시 사이에 사연이 있는 듯 묘한 기류가 흐릅니다. '태양의 눈물'을 소지한 티파니(예수정)가 묵고 있는 마카오 호텔에서 그들은 각자 역할대로 작전을 시작합니다. 어렵게 티파니의 방에 잠입해 금고문까지 열었지만 금고는 비어 있고 갑자기 경보가 울려 모두들 허둥지둥하는 상황. 그 틈을 타 마카오 박은 '태양의 눈물'을 가지고 사라집니다. 첸과 씹던 껌은 경찰에 쫓기다 사망하고 잠파노는 예니콜을 대신해 검거됩니다. 경찰 호송 차량에서 사고가 일어나 뽀빠이와 앤드류는 탈출하고 팹시는 차와 함께 물에 빠졌지만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아납니다. 구사일생으로 다시 모인 그들은 티파니의 동생이라며 '태양의 눈물'을 훔칠 수 있게 정보를 준 사모님(채국희)이 마카오 박과 짜고 자신들을 속였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의 행방을 추적해 부산으로 향합니다. 과연 그들은 마카오 박을 찾아 '태양의 눈물'을 확보할 수 있을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상평

수많은 등장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이런 재미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역시 최동훈 감독의 능력입니다. 이후 비슷한 플롯의 범죄물들이 등장했지만 내용이나 연출이 허황하고 억지스러워 보는 관객이 부끄러워질 정도였습니다. 역시 범죄오락물을 아무나 만들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돈을 위해 도둑들이 서로 속고 속이는 반전이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경찰 반장(주진모)마저 웨이홍에게 매수당해 수사 과장(나광훈)을 죽이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홍콩 마카오 등 해외 로케이션으로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부산의 낡은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김윤석의 와이어 액션은 긴장감을 선사합니다. 마카오 박이 부산에서 '태양의 눈물'을 숨겨놓은 곳이 기발했고 예니콜이 그것을 찾게 된 방법도 신선했습니다. 모두 멋있었지만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빛나는 배우는 전지현입니다. 미모의 전성기이기도 하고 살아있는 물고기 같은 연기를 펼칩니다. 예니콜의 뻔뻔함을 능청스럽게 소화하는 것을 보며 그녀가 이제 연기를 제대로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출소한 김혜수를 데리러 가서 차 안에서 주고받는 대사들은 여자들의 흔한 기싸움이 느껴져 재미있었고 남자인 최동훈 감독이 어떻게 이런 부분을 표현할 수 있었는지 궁금했습니다. 첸과 씹던 껌의 중년의 로맨스도 눈에 띕니다. 홍콩 영화에서 접했던 임달화를 한국영화에서 한국 배우들과 함께 보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한국영화에서도 그의 매력은 여전합니다. 영화의 1등 장면을 뽑으라면 첸과 씹던 껌의 차 사고 장면입니다. '꿈을 잘못 샀다'는 씹던 껌의 대사부터 감성적으로 다가옵니다. 사고 장면을 슬로로 보여주며 Edith Piaf의 <La Vie En Rose>가 흐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그들의 비극을 더 극대화한 것 같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기억에 남는 명장면입니다. 영화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미술관 관장 신하균의 존재감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의 연기력 덕분인지 특별출연이라는 소개가 무색합니다. 135분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종합선물세트를 열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영화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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