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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교 폭탄 테러 사건이 생중계된다! 신선한 소재와 스토리를 갖춘 한국형 재난영화가 나왔습니다. 정해진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로 극을 이끌어가는 것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치밀한 구성과 배우의 연기력으로 팽팽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오늘은 테러범이 시작하고 하정우가 끝을 맺는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줄거리와 정보를 살펴보고 감상평을 남기겠습니다.
줄거리
SNC 방송사 라디오 앵커 윤영화(하정우)는 방송 도중 이상한 전화를 받습니다. 자신을 일용직 노동자 박노규라 밝힌 그는 방송과 관계없는 이야기로 진행을 방해하다 갑자기 마포대교를 폭파하겠다는 황당한 소리를 합니다. 짜증이 난 윤영화는 헛소리라는 생각에 마음대로 하라며 받아쳤고 마포대교는 정말 폭발합니다. 아수라장이 된 스튜디오. 그 순간 윤영화는 방송 욕심에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SNC 독점으로 테러범 박노규와 통화하기로 합니다. 뉴스 앵커직에서 쫓겨나 라디오 앵커로 몰린 그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었습니다. 박노규는 정확히 21억 7,924만 5,000원이라는 금액을 요구하고 보도국장 차대은(이경영)은 특종을 위해 돈을 송금합니다. 박노규는 2년 전 마포대교 보수 공사에 투입되었던 인부 3명이 익사한 것에 대해 대통령이 공식 사과하면 자수하겠다고 합니다. 윤영화는 무리한 부탁이라며 반발했고 박노규는 윤영화의 인이어에 폭탄을 설치했으니 함부로 행동하지 말라면서 방송 부스에 윤영화를 고립시킵니다. 마포대교 폭발로 생존자들이 다리 위에 갇혀 있고 SNC 기자이자 윤영화 앵커의 전 부인인 이지수 기자(김소진)는 중계를 위해 현장에 나가 있는 상태였습니다. 대통령의 답변 대신 경찰청장(김홍파)이 등장해 박노규에게 호통 치며 자수를 요구합니다. 강압적인 태도로 박노규를 자극하는 경찰청장에게 다급히 '인이어에 폭탄이 있다'는 사실을 글로 알리지만 경찰청장이 무심코 인이어를 빼는 바람에 인이어가 폭발하고 경찰청장은 그 자리에서 사망합니다. 눈앞에 벌어진 참극에 모두 혼란스러운 가운데 과연 윤영화 앵커는 무사히 방송 부스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보
영화 <더 테러 라이브>는 2013년 7월에 개봉한 스릴러, 재난, 범죄, 드라마 장르 영화입니다. 558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고 8점 대의 높은 평점을 받았습니다. 관객들은 연기와 연출 부분에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러닝 타임이 97분인데 영화 속 테러범이 전화를 걸고 마지막 폭파가 일어나는 시간이 동일하다고 합니다. <아나몰픽(2003)> <리튼(2008)> 등 독립영화를 만든 김병욱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며 5년 뒤 하정우와 <PMC: 더 벙커(2018)>로 한 번 더 만납니다. 하정우, 이경영, 전혜진, 이다윗, 김소진, 김홍파 등이 출연합니다. 34회 황금촬영상 시상식 연기대상, 14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신인감독상, 34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22회 부일영화상 신인감독상, 각본상 등을 수상했으며 2013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폐막작입니다. 대만, 홍콩, 일본에서도 개봉했습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왓챠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감상평
라디오 방송 부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더 몰입감을 선사하고 긴박함은 스릴이 넘칩니다. 97분이라는 러닝 타임은 일반적인 영화 상영시간과 비교했을 때 짧은 편인데 영화가 긴장감 있게 흘러가 더욱 짧게 느껴집니다. 부스 안에서 오가지도 못하고 붙잡혀 있는 윤영화 앵커의 급박함과 답답함을 영화 내내 팽팽하게 끌고 간 것은 하정우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청장 귀에서 갑자기 폭파가 일어났을 때 깜짝 놀라 소름이 돋았습니다. 끝까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자화자찬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씁쓸했습니다. 방송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테러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기가 막힙니다. 주인공인 윤영화부터 방송을 이용하려 했고 테러가 일어난 급박한 상황에 윤영화의 치부를 밝히고 유유히 퇴근하는 보도국장, 이때다 싶어 일제히 그 내용을 보도하는 다른 방송국들을 보고 있으면 테러범이 순수해 보일 지경입니다. 정부는 테러로 사람들이 희생당한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 윤영화 앵커의 금품수수 이야기를 꺼내 사건의 본질을 흐립니다. 예상하지 못한 결말은 충격적이었지만 영화 속에서나마 이런 이기적인 인간들을 응징하고 싶은 감독의 의도가 느껴졌습니다.